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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님 우리 통장님! ② 민락동 곽동용 / 동네 사랑방 슈퍼 통장님
  • 작성일 : 2019년 12월 31일
  • 조회수 : 29
  • 작성자 : 기획감사실
  • 통장님 우리 통장님! ② 민락동 곽동용 / 동네 사랑방 슈퍼 통장님 1
곽동용(64) 통장은 32년 전 민락동으로 와서 인생의 절반을 보냈다. 그에게 민락동은 제2의 고향이자 뿌리를 내린 곳이다. 한 때 피란민들이 모여 들기도 한 12통은 400세대가 넘는 가구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7,8평 주택들이 촘촘하게 붙은 골목부터 집 밖에 있는 공동화장실까지 사람 냄새가 넘치는 인정 많은 동네다. 경로당 할머니들은 김치 넣은 진한 콩나물국을 끓여 식사를 함께 하고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적십자회비나 불우이웃을 돕는 데는 누구보다 앞장서는 사람들이 많다.

마을에서 잔뼈가 굵은 곽동용 씨가 통장을 맡은 지 8년이 되었다. 동네에 대한 애착이 누구보다 크고 오랜 기간 보아온 사람들이라 이웃의 숟가락 개수까지 알고 제삿날도 기억한다. 새벽마다 해변을 거닐며 운동 겸 동네순찰을 하고 항상 웃는 얼굴로 이웃들에게 살가운 말을 건넨다. 동네 할머니들에게도 '영숙씨~' 하며 이름을 불러주곤 하는데 얼마 만에 듣는 이름이냐며 무척이나 반가워하신다고. 든든한 내조를 하는 아내가 각을 맞추어 접어놓은 수영구보 <새수영>과 쓰레기봉투를 배부하며 이런저런 소식도 함께 전한다. 

큰 도로에서 몇 발짝, 동네 입구에 있는 통장님의 슈퍼마켓도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침 6시부터 자정을 넘어 새벽까지, 평상 옆 꽃나무가 무성해지는 여름에는 거의 24시간 문을 연다. 슈퍼에는 이른 버스를 기다리는 손님부터 담배를 사러 온 손님까지 찾는 이가 많다. 사람을 바다처럼 품는 곽 통장님의 성격 때문이다. 어린 꼬마는 아기엄마가 되어서도 여전히 단골이고,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서도 화장지를 사러 슈퍼를 찾기도 한다. 여자 친구와 결혼하고 싶은데 부모님을 설득해 달라는 동네 청년의 고민을 듣기도 하고, 부부 상담을 하느라 밤늦게까지 슈퍼에는 이야기꽃이 핀다. 따뜻한 조언으로, 생각지 못한 답을 척척 찾아주는 '슈퍼맨', 슈퍼 통장님인 셈이다.

체력 하나만큼은 자신이 있어서 동네 사는 동안은 헛되지 않게 욕먹지 않게 부지런히 하고 싶다는 곽 통장님. 대단한 통장님들이 많으신데 내가 뭐 한 게 있냐며 소탈하게 웃는다. 힘찬 목소리로 주민들을 살뜰히 챙기는 우리 통장님이 최고라며, 슈퍼를 찾은 지인이 큰 소리로 웃는다.



조민화(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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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일 : 201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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